與, 靑쇄신론 여진…계파 갈등지수 상승

與, 靑쇄신론 여진…계파 갈등지수 상승

입력 2015-01-08 10:49
수정 2015-01-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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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국정조사해야” vs 친박 “비판이 야당 같아서야”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나온 후 새누리당내 계파 갈등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갈등의 불씨인 비선 문제나 개헌론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지만, 장외에서 벌어지는 공방까지 막지는 못했다.

친이(친 이명박)계는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인적쇄신 요구의 강도를 더했고, 친박(친 박근혜)계는 친이계를 향해 “야당 같다”며 불만감을 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하게 될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현 지도부가 합의해 주고, 때맞춰 감사원까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고발하자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범죄행위는 없었지만 그 범주에서 벗어난 국정개입 의혹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특검도 한계가 있어 국민적 우려를 씻어주는 차원에서는 국정조사가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전날 청와대 쇄신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이재오 의원을 겨냥해 “야당에서 하는 비판의 수위와 비슷해 섭섭하다”면서 “한두 미꾸라지가 진흙탕을 만들었다고 해서 문책성 인사를 하는 게 옳은 일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마치 이명박 정권 임기 반환점을 돌았던 지난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을 당시 정점에 치달았던 양측 갈등이 재연된 듯한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올해 반환점을 맞는다.

오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간 세(勢) 결집 양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회의에서 최근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우리 당 회의가 심각하다고 웃으라고 하는데 이유 없이 웃는 것도 좀 그렇다”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다음 주 본회의에서 민생경제법안들을 처리해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빅푸시(big push)에 국회가 제 역할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지금 한국경제가 침몰한다는 경보가 켜졌음에도 여의도만 모르는 것 같다”면서 “현행 선진화법 체제에서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개의 법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야당은 경제가 활성화되면 집권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냐”면서 “오로지 머릿속에 선거와 대선만 갖고 있는 행태로 국회를 운영하고, 의원직을 수행한다면 국민이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신년인사를 겸한 만찬을 함께 하기로 함에 따라 당내 갈등이 어떻게 정리 또는 확산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과 공석인 당협위원장 선출 등 쟁점이 됐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를 두고 김 대표와 대척점에 섰던 서청원 최고위원과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 개헌론자인 김태호 최고위원도 불참키로 함에 따라 이미 김이 빠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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