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2일 ‘대통령의 시간’ 출간
MB 회고록 “자원외교 필요”“기억이 용탈(溶脫)돼 희미해지기 전에 대통령과 참모들이 생각하고 일한 기록을 가급적 생생하게 남기고 싶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첫 회고록 출간을 알리며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다음달 2일 정식 출간되는 회고록의 제목은 ‘대통령의 시간’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재임 5년간 국정 경험이 담겼다. 2013년 2월 24일 청와대를 떠난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5월 서울 강남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회고록 집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과 대통령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주요 인사들과 매주 ‘회고록 회의’를 하고 두 차례 워크숍을 열어 ‘집단 기억’을 되살려 냈다. 총 800쪽에 12개 장으로 구성된 책이 완성되기까지는 1년 10개월이 걸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는 최대한 배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도 결국 정치적 공방과 맥이 닿아 있어 논란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해외 자원 개발,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통화에서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는 한 챕터를 할애했지만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 페이지 안팎으로 짧게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 출간하려 했지만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6개월이 지연된 것”이라면서 “변명하고 해명하기 위해 책을 쓴 게 아니며 이번에는 최대한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2~3년 뒤쯤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책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우려도 있지만 수해 예방 등 그 효과를 이미 보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자원외교에 힘쓸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결국 무산된 ‘세종시 수정안’의 추진 과정 뒷얘기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의 견해도 담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5-01-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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