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천개혁안 마련했지만…전대처리엔 회의론 팽배

野 공천개혁안 마련했지만…전대처리엔 회의론 팽배

입력 2015-01-28 10:32
수정 2015-01-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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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반전에 접어든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총선 공천 룰 개정 여부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시 지도체제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민감한 문제인 공천 룰을 건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는 내부 비판은 물론 개정 방향도 특정 계파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계파·지역 간 충돌로 비화한 이번 전대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분위기다.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28일 지역구 공천 때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 구성비를 국민 60% 이상, 당원 40% 이하로 개정하는 방안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내놨다.

당원 비율을 50% 이상으로 규정한 현행 당규를 당헌으로 격상하면서 국민 비율을 늘린 것이 핵심이다.

김성곤 전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권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라는 당의 철학에 따라 국민 퍼센티지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공천 대상 지역과 후보자를 미리 선정하는 전략공천위원회를 신설하고, 전략공천 비율을 현 30% 이하에서 20% 이하로 줄이는 방안도 개정안에 담겼다.

아울러 공직후보자 심사기준과 경선방법을 선거일 1년 전에 확정하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신설해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지방의원 활동을 상시평가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노 진영에서는 공천 룰 개정 방향이 친노를 배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 비율이 높아지면 당 외곽의 시민사회 조직을 갖춘 친노가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비노 측 최고위원 후보인 주승용 의원은 29일 열리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석할 중앙위원들에게 ‘총선 공천규칙 결정에 대한 제언’을 보내 “비대위가 특정 당 대표 후보의 당선을 염두에 두고 미리 공천규칙을 개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온다”며 이 문제를 새 지도부에 맡길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당권 주자 3인이 일제히 현 비대위의 공천 룰 개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2·8 전대 전 개정이 물건너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 후보 측 김기만 대변인은 “문 후보의 입장은 ‘비대위가 공천 룰의 기본 원칙은 논의할 수 있지만, 새로운 대표가 들어서는 마당에 구체적인 룰을 책정하려 한다면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닌가’라는 것”이라며 새 지도부에 일임할 것을 촉구했다.

박지원 후보도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어차피 3명의 후보가 모두 예측가능한 공천제도 도입을 주장하기 때문에 새 지도부가 하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도 논평을 내 “전준위의 공천 룰 개정 추진은 명백한 권한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인영 후보 측도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인데 지금 구체적인 공천 룰까지 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음 지도부가 결정하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며 이에 동조했다.

전준위는 29일 연석회의에서 당내 여론을 수렴해 반대가 심할 경우 억지로 이번 전대에서 추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누가 새 지도부가 되든 경선 룰에 손을 대면 당내 분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각 계파가 고르게 안분된 중립 기구인 전준위에서 정리하는 게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면서도 “여론을 들어보고 차기 지도부에 넘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으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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