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지난달 이뤄진 북미 접촉에서 북측이 한미 군사훈련의 강도를 낮춘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 특파원을 지낸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싱가포르 접촉의 미국측 참석자들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라며 RFA에 이 같이 밝혔다.

북측이 한미 군사훈련을 취소하지는 않더라도 “평양이 위협을 느끼지 않을 만한 범위로 훈련 강도를 낮추거나 훈련 목적을 수정할 경우 충분히 대화할 수 있다”고 미국측에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북측은 B-52 폭격기나 핵 잠수함의 훈련 참가와 같이 북한에 강한 군사적 위협을 줄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마키노 연구원은 설명했다.

북측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마키노 연구원은 “대화의 여지를 암시하면서 미국을 협상장으로 유인하고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측이 싱가포르 접촉에서 “남북관계는 정상화가 목적이다. 올해도 남북관계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18∼19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북한 현직 관리들과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미국 전직 관리들이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