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기춘 등 대폭 물갈이…내각 ‘친정체제’與, 비주류 장악·친박 퇴조…당청 리밸런싱’문재인 대표’…강력한 야당 맞아 험로 예상
박근혜 정부 출범후 지난 2년간 국정을 이끌어가는 당·정·청 수뇌부의 권력지형도 적지않은 변화를 겪었다.출범 당시 조각 때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의 경우 초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관료 출신들을 전면에 배치했지만, 정치적·정책적 위기과정을 거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로열티’가 높고 정무적 감각을 겸비한 정치인 출신들이 중용되는 흐름으로 인적 구성이 변화하는 양상이다.
여당 지도부의 경우는 정부 출범초 청와대와 호흡이 맞았던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에서 ‘쓴 소리’도 마다 않겠다는 비박(비박근혜계) 지도부로 바뀐 점은 여권내 역학구도의 가장 큰 변화이다.
세월호 참사, ‘관피아’ 척결과제 대두,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 파동, 연말정산 파동, 증세-복지 논쟁, 연쇄 총리후보 낙마 등 인사 난맥, 불통 논란 등의 스캔들이나 논쟁이 당·정·청 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했다.
◇김기춘 퇴진…여권 역학변화 진앙될까 = 박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전후해 여권내 역학 변화를 좌우할 가장 큰 사건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퇴진이다.
김 실장은 초대 허태열 비서실장의 뒤를 이은 2013년 8월부터 18개월동안 박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국정의 ‘키맨’ 역할을 해왔다.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기춘 대원군’ 또는 ‘왕실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당·정·청을 아우르는 강력한 장악력을 발휘해왔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드물게 사심없이 열심히 일하는 분”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현 정부의 불통 이미지를 초래한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후임 비서실장이 어떤 유형이 되느냐에 따라 청와대 비서실장의 힘과 역할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세 정치인 출신이 오느냐, 정책형 비서실장에 무게가 실리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의도 정치인 시절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하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석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업무 범위가 조정된 점도 변화이다. 비서실 운영 및 소통 과정에서 3인방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과 자리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중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만이 출범때부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교체됐다.
정무적 색깔을 짙게 하는 방향으로 수석 비서관도 교체돼 왔다. 경제관료출신인 조원동 전 경제수석 자리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안종범 수석을,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정무수석 자리에는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한 조윤선 수석을 각각 앉혔다.
정무특보단 신설 여부도 정무역량 강화와 더불어 눈여겨볼 대목이다.
교수출신인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물러나고 개편된 정책조정수석에는 현정택 전 KDI 원장을 임명해 정책 컨트롤 타워에 변화를 꾀했다.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장에는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주중대사 내정자에서 김관진 안보실장으로 계속 이어져 청와대내 군 출신의 입지는 건재하다.
◇내각 구성은 관료 중용→정치인 중용 변화 = 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개각에서 ‘3기 내각’으로 친박계 3선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과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각각 해양수산부장관과 국토교통부장관으로 내정했다.
이로써 이완구 국무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에 이어 의원 겸직 각료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총리와 장관 등 각료 18명 가운데 3분의 1이 친박 위주의 새누리당 의원으로 채워진 것이다. 초기 내각과 비교하면 정치인 출신 비중이 강화됐다.
특히 이 총리와 최 부총리는 현 정부에서 당 원내대표를, 황 부총리는 당 대표를 지낸 친박 ‘트로이카’로 평가된다.
친박계 의원들의 내각 포진은 당·청간 소통강화와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비박(비박근혜)·비주류 지도부가 구축된 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장악…당청 주도권 싸움 = 정부 출범후 2년이 지나면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친박계는 사실상 퇴조하고 비박·비주류가 당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당 지도부 ‘투톱’인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사무총장(이군현), 정책위의장(원유철), 원내수석부대표(조해진) 등도 모두 비주류가 차지했다.
반면 친박계는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정도가 최고지도부에 입성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김무성 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이완구 원내대표, 홍문종-윤상현 사무총장, 윤상현-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친박계가 좌지우지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일 정도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그동안 청와대가 주도해오던 당·청 관계 주도권이 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면전’ 예고한 실권 야당 대표 체제 =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인사 참사, 불통 논란 등 여러 악재에도 그동안 지지율 측면에서 야당을 확고히 압도해왔다.
’새정치’를 외치던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했지만 대선 패배 책임론에서부터 계파 갈등 등으로 지난해 6·4 지방선거는 물론 7·30 재보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
그러나 2·8 전당대회를 통해 2012년 대선에서 대선주자로 나섰던 친노(친노무현)의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연합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더욱 강력한 야당과 상대하며 맞고 있다.
특히 차기 대선 도전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는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대여 견제를 예고했다.
이완구 총리 인준 후폭풍으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터라 여의도의 정치역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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