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내가 보증할테니 6일 처리하라” 협상팀에 지침전달

文 “내가 보증할테니 6일 처리하라” 협상팀에 지침전달

입력 2015-05-03 20:54
수정 2015-05-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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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靑회동 “합의 날짜 가볍게 여기진 않는다” 약속 지켜’8월 처리’ 당내 주장에 ‘先공무원연금 後국민연금’ 방침 제시

”국민연금 부분은 내가 보증할테니 일단 공무원연금 개혁안 부터 5월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협상 타결이 임박했던 지난 1일 오후 우윤근 원내대표와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정책위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었다.

당시만 해도 새정치연합 내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특위 차원에서 타결되더라도 공적연금 강화문제와 연계해 본회의 처리는 뒤로 미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 4월 임시국회 내 본회의 처리는 물건너 가는 듯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강 의장이 “공무원단체가 공무원연금 합의안에 어느 정도 동의했고, 공적연금 강화 부분이 사실상 합의가 됐다”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안의 8월 국회 동시 처리방안을 보고하자 “공적연금 부분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야기해 내가 보증할테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라”며 ‘분리·단계적 대응’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공무원단체의 동의를 강조해온 문 대표는 “공무원단체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동의한다면 우리가 자신있게 처리해야 한다”고도 했다고 한다.

문 대표의 이러한 ‘단계 처리’ 가이드라인은 “공무원연금과 공적연금 개혁안의 동시 국회 처리”를 주장하던 당내 강경 기류를 뚫고 여야간 최종 합의를 이뤄내는데 숨통을 틔워줬다.

4·29 재보선 전패의 후폭풍으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국면에서 문 대표의 역할에 그다지 스포트라이트가 쏠리진 못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4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여야 합의를 지켰다는 점에서 문 대표의 숨은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다.

만약 4월 임시국회내 처리라는 여야간 합의를 지키지 못한 채 ‘빈 손’으로 시한을 넘겼다면 문 대표가 입었을 타격은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문 대표는 지난 3월17일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대타협기구에서의 합의와 공무원단체의 동의 등 ‘사회적 대타협’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합의한 날짜를 가볍게 여기진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당 대표이자 야권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 대표에게는 한 번은 넘어가야 할 산이었던 셈이다.

문 대표는 이어 지난 3월29일 한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공무원단체의 동의라는 ‘사회적 합의’와 ‘기한내 처리’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균형감 있게 이 사안을 바라봤고, 결국 약속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의 반발 속에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의 50% 인상안이 8월말까지 제대로 관철되지 않으면 문 대표로선 또하나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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