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소통 가능한 중량감 갖춘 친박 정치인 우선적 조건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조건까지 붙어 인선난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연금개혁 무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어떤 인물을 기용할까.25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조 전 수석의 사의를 수용한 이후 ‘중량감 있는 친박(친박근혜) 정치인’이라는 큰 원칙 아래 후임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러한 조건을 갖춘 후임자를 찾는 배경은 현재 정국 상황과 무관치 않다.
오는 8월로 임기 5년의 반환점을 맞는 박 대통령으로선 정치개혁과 4대 부문 개혁, 경제살리기를 위해 국정동력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국회의 원활한 입법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따라서 청와대와 국회간 소통채널인 정무수석은 박 대통령의 생각과 의중을 여야 지도부에 무게감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후임 정무수석의 제1조건으로 ‘소통’을 강조하는 것도 청와대가 중량감을 갖춘 정치인을 찾는 배경이 되고 있다. 당 지도부에 대통령의 생각을 터놓고 전하면서도 이견이 있는 부분은 잡음없이 조율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번 정무수석 인선 작업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바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에 나가려는 인사는 공직자 사퇴시한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그만둬야 하고, 이 경우 정무수석 인사요인이 또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청와대는 총선 불출마자 가운데 중량감있는 정치인을 찾아야 한다는 제약 하에서 후보군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내년 4월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권과의 소통능력 등을 갖춘 인사들은 대다수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다.
여권 일각에서는 원외 재선급 이상의 일부 인사 등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의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임명되면 총선 전까지만 잠깐 정무수석을 맡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임기 말까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총선을 준비해온 중량감 있는 친박 원외 인사가 총선을 포기하고 수석 자리에 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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