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경제정당’ 고삐…4대기업과 정기포럼 추진

문재인, ‘경제정당’ 고삐…4대기업과 정기포럼 추진

입력 2015-05-31 10:10
수정 2015-05-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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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책硏, 경제커리큘럼도 정비…”野도 경제활성책 내놔야”혁신위 출범 내부정비 맞물려 ‘재도약’ 여부 주목

새정치민주연합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기업과 함께하는 경제정책포럼을 추진하는 등 4·29 재보선 패배 여파로 멈춰섰던 ‘유능한 경제정당’ 행보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문재인 대표가 최근 김상곤 혁신위원장 임명과 공무원 연금 개혁 협상 마무리 등으로 분위기 반전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판단, 중도층 공략에 재시동을 걸어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정책연구원 우석훈 부원장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재보선 국면이 시작된 후 몇 달간 경제정당 프로그램이 공회전을 했다”며 “조만간 최고위원회에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유능한 경제정당 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이를 계기로 다시 경제정당 활동에 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우 부원장은 특히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골고루 만나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4대그룹과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도록 포럼 형태로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성사될 경우 지금까지 새정치연합이 대기업에 대립각을 세워왔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파격행보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반기업 이미지’를 털어내면서, 이념·노선과 관계없이 민생경제를 최우선 하겠다는 의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시도로 분석된다.

당 지도부를 대상으로 매주 진행하는 ‘경제정책심화과정’ 역시 커리큘럼을 완전히 재구성하기로 했다.

우선 6월 중에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에서 강사를 한 명씩 초빙해서 기업의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강연의 주제도 정치권이 해법을 내놓고 실천할 수 있는 주제로 선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 부원장은 “지금까지는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이슈로 토론을 진행했으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여당을 경제학으로 이기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생활에 보탬이 되어 달라는 것”이라며 “야당도 야당 나름대로의 경제활성화 대책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조만간 경제전문 인력을 공개채용하는 등 준비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혁신위가 계파 분란을 잠재우면서 기강을 세우고, 지도부는 다시 경제정당의 깃발을 들어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데 성공한다면 당도 안정을 찾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당 행보가 예전처럼 반향을 불러일으킬지는 장담할 수 없다.

재보선을 거치며 경제정당 기조가 정권심판론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진정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취임 직후 보여줬던 ‘우클릭’ 행보나 경제행보는 파격적이고 신선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당이 추락을 거듭한 끝에 어쩔수 없이 중도행보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전처럼 강한 추진력이 뒷받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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