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일자리 간담회…5개월만에 朴과 한자리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30일 청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하는 서울시 행사에 참석, 박원순 시장과 보조를 맞췄다.안 전 대표는 바로 전날 토론회에서 당의 현 상황을 비판하는 등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는 한편, 박 시장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막상 여의도 정치에서 거리를 두는 박 시장은 불과 열흘전 문 대표와 젊은 창업자 간담회를 한데 이어 이날 안 전 대표를 초청하는 등 양쪽과 가깝게 지내면서 이들의 ‘삼각관계’가 미묘한 모양새다.
앞서 문 대표도 ‘청년경제구상’을 발표하는 등 세명의 대권주자 모두 청년경제와 일자리 정책을 테마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시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오바마홀에서 주최한 ‘서울시장과 신나는 잡(job)담’에 참석, 박 시장과 함께 청년들의 일자리 고민을 상담했다.
두 잠재적 대권 경쟁자가 공식석상에 나란히 선 건 지난 5월 국회에서 ‘공정성장 남북경협 토론회’를 공동 개최한지 5개월여만이다.
박 시장은 “제가 올 때에는 카메라가 하나도 안 오더니 안 대표님이 오니까 막 온다”며 안 전 대표를 자리로 직접 안내하며 환대했다.
또 “외국기업이 안랩을 몇 백억에 사겠다는 걸 안 파는 것을 보고 ‘돈에 욕심 있는 분이 아니구나’ 해서 굉장히 존경했다”, “안 의원님이 쓰신 책은 늘 베스트셀러인데 저는 초판밖에 안 팔린다” 등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도 발언 중간중간 박 시장과 눈을 마주치고 박 시장이 말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요 내용을 메모하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간담회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사회자 김재동이 “시간 괜찮겠느냐”고 물었지만 둘은 “다른 스케줄이 없다”며 오히려 대화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문 대표는 이 둘을 포함한 야권 대권주자 협의체인 희망스크럼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냉랭해지면서 셋의 관계가 미묘한 상태다.
안 전 대표는 행사를 마치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문 대표가 제안한 희망스크럼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오랜만에 듣는다”며 “내용이 채워진 다음에 형식이 따라가야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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