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 상대 직접 메시지 전달은 이번이 처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맞춰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서한을 보내기로 했다.황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라며 “이번 축하서한은 과거와 비교해볼 때 실질적인 메시지를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황 권한대행은 이번에 단순한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한미 동맹의 의미와 향후 발전 방향을 설명하는 ‘서한’의 형태로 축전을 보내기로 했다.
특히 한미 동맹의 발전 성과를 평가하고,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을 한미 동맹을 심화·발전시키자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북한 문제를 포함한 현안에 대해 한미 양국 간 공조를 공고히 하자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다만 황 권한대행은 현 단계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통화는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미국 정부가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정부 차원의 별도 특사를 파견하지는 않고, 안호영 미국 주재 대사만 한국 정부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 외교가 위안부 소녀상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각각 일본,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축전이 향후 트럼프 신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가교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가 정지되기 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고, 청와대와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이 트럼프 측 인사들과 접촉을 한 적은 있지만, 우리 정부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직접 만남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축전은 우리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황 권한대행 체제 출범 이후 정부 인사들과 트럼프 당선인 측 참모진들이 지속적으로 물밑 접촉을 해온 만큼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에는 곧바로 현안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황 권한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중국과의 외교 문제에도 한·미 동맹은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만큼 수석 비서관들이 황 권한대행을 잘 보좌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수석 비서관 등으로부터 현재의 동북아 정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잘돼야 할 텐데”라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 측은 “그 동안 우리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꾸준히 접촉을 해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협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와 별도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도 재임 기간 8년 동안 한미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킨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계속적인 지지를 당부하는 메시지도 보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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