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한국 기업지배구조 후진국”…일부 법학교수들 반대 목소리
새누리당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집중투표제도 의무화와 대표소송제도 개편, 사외이사 선임제한 등 이른바 ‘경제 민주화’ 입법으로 불리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특히 토론회에는 경제계에서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한성대 김상조 교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인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이후 인적 쇄신뿐 아니라 정책쇄신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토론회 모두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는 인상이지만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우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대안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상조 교수는 토론회에서 “한국사회가 바뀐 만큼 새누리당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전제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기업지배구조 후진국”이라며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고 헤지펀드의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벌 개혁으로 통칭되는 이번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중투표제도 의무화 ▲사외이사 선임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표소송제도 개편 ▲전자투표제도 단계적 의무화 ▲자기주식 처분제한 ▲보수위원회 설치 ▲유지 청구권제 도입 등 8가지 경제민주화 조항에 모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김정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사기업의 이사회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최근의 탄핵정국을 반기업 정서로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된 경제민주화 법안은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 등 국회의원 120명이 공동발의한 ‘상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기업 총수 견제기능 강화, 소액주주의 경영감시 활성화, 사외이사제 개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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