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부부’ 새누리·바른정당, 상대방 ‘새출발’ 폄하

‘이혼부부’ 새누리·바른정당, 상대방 ‘새출발’ 폄하

입력 2017-01-23 10:53
수정 2017-01-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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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위장 인적청산” 비판에 새누리 “스스로 돌아보라”새누리 정책쇄신 놓고 바른정당 “한심하다”…새누리 “생트집” 발끈

‘이혼한 부부’처럼 갈라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창당대회를 앞둔 23일 여의도 당사 현판식을 열었고, 새누리당은 전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청산에 이은 정책쇄신안을 발표했다.

보수혁신 경쟁에 나선 두 당은 이처럼 각각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도 상대방을 향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바른정당 대표에 내정된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창당준비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징계 절차를 밟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지 않은 인적청산은 위장 인적청산”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다 끝난 대통령에 빌붙지 않으면 당을 유지할 수 없는 새누리당이 딱하기만 하다”고 비꼬면서 당 해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정작 해체해야 할 당은 바른정당이라고 맞받았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은 스스로 돌아보지 못하고 반성조차 하지 않은 채 잘못과 책임을 떠넘기는 염치없는 작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민은 누가 바르고 정당한지 분명히 바라보고 있다”며 “당장 당을 해체하고 ‘바른 정치’를 위해 새누리당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의 정책쇄신과 바른정당의 혁신 노력에 대해서도 양측의 평가는 인색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전날 새누리당이 ‘준조세 징수 관행 철폐’를 대표적인 정책 쇄신안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준조세가 아니라 재벌에 대한 특혜 제공과 뇌물수수”라며 “이런 왜곡된 인식을 바탕으로 무슨 쇄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한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무책임한 비평만 할 게 아니라 책임 있게 논의의 장에 나와 건강한 대안을 찾아내면 될 일”이라며 “자신들은 쇄신을 안 하면서 본가(本家)의 생트집만 잡으니 가는 곳마다 진부한 창당대회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충돌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과 맞물려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이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하는 등 탈당과 입당의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한층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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