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리교화소 수감자 면담 보고서…“사인 영양부족 압도적”“北교화소내 실태 극단적…스탈린 강제수용소와 비슷한 수준”
북한의 공식 구금시설인 교화소 수감자들이 수감 기간 평균적으로 동료 수감자의 20~30%를 각종 질병으로 잃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최근 발표한 ‘북한 교화소 내 인권 실태-전거리 교화소 내 사망과 유병 비율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2002~2012년 전거리 교화소에서 수감을 경험한 20명 면담자가 (교화소 내에서) 관찰한 276명의 사망 비율은 24.3%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2~2012년 북한 전거리 교화소에 수감된 경험이 있는 북한이탈주민 20명과 진행한 면담 내용을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당시 면담자들이 목격한 주위 동료 수감자들의 유병·사망 여부, 영양 실태, 교화소 환경에 대한 증언을 토대로 사망자 비율 등 통계를 냈다.
고 연구위원은 “일정 규모 면담 대상자들의 한정된 관찰에 바탕한 것이지만, 복수의 증언을 교차 검증해 통계를 냈다는 측면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대상자가 생존시 앓고 있던 질병(복수응답 가능)으로는 영양부족(80.3%)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감염성 질환(53%), 소화기계 질환(25.8%), 호흡기 계통 질환(24.2%) 순이었다.
이는 “교화소내 사망자의 80%가 사망 직전까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관찰 대상자들의 유병율은 66.7%”라며 “관찰 대상자의 반수 이상이 영양실조(52.7%), 감염성 질환(51.6%)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부실한 식사와 나쁜 위생 상태는 소화기계 질환 확산의 원인이며, 과밀한 수용은 높은 호흡기계 질환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 교화소 내 실태는 극단적이어서 기타 국가들의 구금시설과 비교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역사적 사례와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인다”면서 “비교될 수 있는 사례로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반인도적 범죄 중 하나인 스탈린 강제수용소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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