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민심·檢수사·朴 전대통령 행보 1차적 변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10일 탄핵 인용으로 정치권은 사실상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60일간’의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60일 이내에 치르게 돼 있는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는 늦어도 오는 5월 9일까지는 실시될 예정이다.
이제부터 어떤 대선 가도가 펼쳐지고, 또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세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6~8일 전국 성인남녀 1천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36.1%를 기록, 2위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4.2%)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같은 조사의 정당후보 5자 가상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는 46.8%로 2위를 기록한 황 권한대행(19.7%)을 2배 이상 앞섰다.
그러나 ‘길지도, 짧지도 않은’ 60일간 각종 변수와 맞물리면서 대선판도는 적지 않은 출렁임이 예상된다.
탄핵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있는 민심의 향배와 ‘제3 지대 빅텐트론’과 연계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변동성을 키울 주요 변수로 꼽힌다.
◇탄핵 민심 어디로…보수층 결집할까
탄핵에 따른 탄핵 찬성, 반대 세력의 민심 결집 여부가 주목된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8일 전국 성인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탄핵 찬성은 77%, 반대는 20%로 집계됐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과 보수층에서는 탄핵 찬성이 각각 94.7%와 84.2%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보수층에서는 찬성(47.3%)과 반대(49.8%)가 팽팽했다.
관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보수층이 결집할지, 또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여부다.
자유한국당내 친박(친박근혜)을 비롯해 탄핵 반대 세력은 탄핵 충격파에 따른 보수층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권교체나 탄핵 찬반 프레임보다는 ‘진보 대 보수’의 대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보수층 결집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박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사법적 절차 수순이 가속화될수록 보수층 결속이 강화될 수 있고, 박 전 대통령이 대선 공간에서 ‘억울한 탄핵’임을 주장하며 활동반경을 넓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헌재에 의해 탄핵이라는 최종 심판이 내려짐으로써 탄핵반대 세력이 오히려 설 자리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탄핵 찬성세력과 반대 세력은 대선을 염두에 둔 치열한 진영싸움을 벌일 것으
로 예상된다.
◇‘제3지대 빅텐트’ 대선판 흔들까
독주 중인 문 전 대표에 맞선 이른바 ‘반문(반 문재인)’, ‘반패권’과 개헌을 고리로 한 이른바 ‘제3 지대 빅텐트’도 대선판을 흔들어놓을 변수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탄핵심판 이틀 전인 8일 민주당 탈당을 감행, 실제 제3 지대 물색에 나섬으로써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탈당을 전후로 정의화 전 국회의장,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남경필 경기지사와 같은 당 김무성 의원 등을 만나는 등 전방위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마련하기로 한 단일개헌안이 성과를 거두고, 여기에 민주당내 비문(비문재인) 세력까지 합류하면 제3 지대 빅텐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빅텐트와 맞물려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한국당과 바른정당, 아니면 이들 3당 간의 후보연대 등 합종연횡도 예측해볼 수 있다.
빅텐트나 합종연횡을 통해 중도·보수층의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면 문재인 전 대표의 두꺼운 벽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가 구심력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제3 지대 빅텐트가 같은 정치적 신념보다는 ‘문재인 벽’을 넘기 위한 정략적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 없지 않아 어느 정도 세력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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