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 압승으로 대권가도 청신호…‘정권교체론’ 먹혔다

文, 호남 압승으로 대권가도 청신호…‘정권교체론’ 먹혔다

입력 2017-03-27 19:17
수정 2017-03-2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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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열망에 ‘대세론 밀어주기’…反文정서 약화·네거티브 논란 염증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7일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6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하며 대선 가도에 청신호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호남경선에서 60.2%의 득표율로 20.0%의 안희정 충남지사, 19.4%의 이재명 성남시장을 큰 표차로 제치며 민주당 대선후보에 한 발짝 다가섰다.

경선기간 내내 ‘대세론’을 이어온 문 전 대표의 첫 경선 압승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특히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 민심의 정권교체 열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범보수와 야권 주자들을 통틀어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를 유지한 문 전 대표를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로 인식한 것이다. 이른바 ‘대세론’ 밀어주기다.

될만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호남 특유의 ‘전략적 투표’ 경향이 작동했다는 시각이다.

25∼26일 국민의당 호남·제주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에게 64.6%의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준 것과 같은 의미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적폐청산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과 맥이 닿는다. 탄핵정국을 이끌어온 ‘촛불민심’에 가장 부합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물론 경쟁자인 이 시장도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문 전 대표와 지지층을 공유했지만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고 당내에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춘 문 전 대표에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도보수층을 흡수하며 전국적인 지지도를 보인 안 지사 역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 문 전 대표를 따라잡기에는 한계를 지녔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강력한 경쟁자였음에도 문 전 대표로의 쏠림 현상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상당 부분 약화한 것도 승인으로 꼽힌다. 지난 총선 직전 분당(分黨) 사태로 문 전 대표를 향한 반감이 호남에서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문 전 대표에 반기를 들고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호남을 휩쓴 반면, 문 전 대표의 민주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며 참패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해서 호남을 찾아 고개를 숙이고 대탕평인사 공약 등 호남을 겨냥한 읍소에 민심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주 호남을 찾아 바닥 민심을 훑은 김정숙 여사의 보이지 않는 내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네거티브 논란에 대한 염증 역시 문 전 대표의 선전 이유로 풀이된다. 경선 직전 불거진 ‘전두환 표창’ 발언과 오거돈 부산선대위 상임위원장의 ‘부산 대통령’ 발언 논란 등에 대한 경쟁자들의 공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특정 지역에 민감한 발언일 수도 있는 이런 언급이 호남 민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가 있어야 본선에서도 압승해 국가개혁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는 메시지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지난 두 차례의 보수정권 속에서 소외감을 느낀 호남 민심을 향해 ‘호남이 밀어줘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구호를 지속적으로 외친 것이 이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번 경선 선거인단에 214만 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유권자가 참여하면서 조직세를 앞세운 문 전 대표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했지만, 열성적인 문 전 대표 지지층이 경선 가늠자인 호남에 대거 몰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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