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의 격차 예상 외로 벌어져…충청권 승리 필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광주·전남·전북 경선에서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안 지사는 27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 순회경선에서 20.0%의 지지율로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다자 경쟁구도에서 문 전 대표에 이어 꾸준히 2위를 기록해왔던 만큼 이날 순위는 예상됐던 바이지만 문제는 1위와의 격차다.
60.2%로 1위를 기록한 문 전 대표와의 차이는 40.2%포인트다.
애초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를 1차 목표로 하고 추격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따라붙겠다는 생각이었으나 이 차이는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자릿수 지지율로 시작해 꾸준히 페이스를 올리던 안 지사는 20% 선까지 지지율을 끌어 올리며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말 불거진 ‘선의 발언’ 논란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안 지사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지지율은 박영선 의원 등 현역의원들이 멘토단으로 합류하기 시작하며 바닥을 치더니 어느덧 ‘선의 발언’ 논란이 있기 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 때문에 안 지사 측은 호남 경선에서 1위는 아니더라도 문 전 대표의 과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호남 경선에서 60% 선을 내주고 자신은 간신히 20%를 유지하면서 경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단 이틀 뒤 있을 충청 지역 경선에서 무조건 1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다.
안 지사의 지역적 기반인 이곳에서마저 1위를 놓치면 승산은 더욱 작아진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은 문 전 대표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여서 승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면 문 전 대표의 상승세가 이어져서 역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충청에서만 승리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게 안 지사 측의 분석이다.
민주당 선거인단의 절반이 모인 수도권으로 가면 안 지사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가기 전에 문 전 대표와의 차이가 10만 표 이상 벌어지지 않으면 된다”며 “수도권에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아닌 선거인단이 많아서 안 지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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