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동 정례화·확대 건의할 것”…野, ‘소통’ 강화 요청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은 청와대와 국회의 협치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각 당은 상견례 격인 이날 회동을 통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청와대와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협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만큼 5당 원내대표는 저마다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은 별도 의제가 없다. 다만, 문 대통령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국회 비준, 헌법 개정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신경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와 야권 사이에서 확고한 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동에서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 협치가 중요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회와 소통을 강화해 달라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의 정례화 또는 확대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으로,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일자리 추경’ 등 야당 일각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현안이 오찬 테이블 논제로 오르면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되 지나친 압박의 형태가 되지 않도록 조율해야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협력과 견제의 이중적 입장을 견지하는 야4당은 문 대통령에게 소통에 힘써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자리가 바뀐 자유한국당은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사지 않는 선에서 견제할 것은 확실히 견제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특히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가 일방통행식이며 이는 협치에 어긋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정부가 잘못하는 것은 철저히 견제하고 비판하면서 때로는 강력히 저항하는 강한 야당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오찬 회동에서도 진정한 협치 정신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면서 외교·안보 현안과 개헌 등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당의 선명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단순한 이벤트나 대통령 말만 전하는 자리가 아니라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협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면서 “국가적 현안에 대한 당 입장을 명확히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회동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을 먼저 듣고 탐색한 뒤 현안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존립 기반인 호남 민심이 대선 때 민주당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발목 잡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 격의 없는 대화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중진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 협치를 위한 행동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개혁을 위해서는 시스템 개혁이 필요한데 국회와 협조를 통한 법 개정으로 이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또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에 앞서 정부의 사드 배치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바른정당은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협력할 것은 협력할 계획이지만 이에 앞서 청와대와 정부가 소통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평적인 국회와 청와대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동에서 국민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청와대가) ‘개혁 독선’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방향이 옳다고 해도 실행계획이 어긋나거나 잘못되면 결론은 엉뚱한 데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