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엇박자 우려 잠재워”…적극적 대북정책 기반 조성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재개에 지지를 표하면서 남북관계 복원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한미 정상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고 명시했다.
그간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대해 국내 일각에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기조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했다.
정부 당국자는 2일 “일부에서 우리 정부의 남북대화 재개 의지에 대해 대북제재를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어 다소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인데,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보다 자신 있게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한미 간 엇박자 우려가 제기돼 왔는데 이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국내외 환경 조성에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남북 민간교류 복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스포츠 교류 등이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고 성명에 명시된 것도 주목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이 다시 운전석에 앉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시도에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대북 압박과 대화’의 병행 기조를 확인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일단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일부에선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물밑 접촉과 대북 특사파견 등의 방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특사 문제에 대해 “꽉 막힌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 내에선 현재로선 대북 특사 등을 검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대상을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남북대화 지지가 남북 간 어떤 대화도 모두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 “향후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미국 측과 면밀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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