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제보 조작’ 진상조사 발표 안팎
“黨인사 5월 24일 ‘조작’ 첫 인지…安 개입·은폐 정황 전혀 못 찾아”국민의당은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이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당 진상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전 너무 서둘러 결론을 낸 데 대해 ‘꼬리 자르기’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국회에서 “(제보 조작 사건에) 당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에 관한 종합 결론은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면서 “국민의당이 검증에 실패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조직적으로 없는 증거를 조작할 만큼 미숙한 정당이거나 파렴치한 정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이씨를 제외한 국민의당 인사가 증거 조작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게 된 최초 시점은 지난달 24일 검찰 출석 요구를 받던 이씨가 이용주 의원 등에게 털어놓으면서였다.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조사 결과에 관해서는 “안 전 대표가 이 사건에 조금이라도 개입됐거나 보고를 받고도 이를 숨겼거나 하는 정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과 관계된 의혹을 직접 해명했다. 그는 앞서 조사단이 밝힌 대로 지난 5월 5일 발표 전후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보낸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통신사의 통화 기록을 조회해 본 결과 이 전 최고위원과 나는 통화한 기록이 없다”면서 “내가 이용주 등이 너희들(안철수계) 편이니 나에게 말도 안 하고 했다고 욕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속전속결식의 발표를 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섣부른 결론을 내린 것이 더 큰 역풍을 불러오진 않을까 하는 우려다. 황주홍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에 관해 “일반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며 민심이 수용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면 좀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 “마치 우리가 꼬리를 자르려는 것 같은 의구심을 국민에게 안겨 주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7-07-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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