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1주년 회견서 “서울시장? 이 일만 해도 굉장히 벅차”

秋, 1주년 회견서 “서울시장? 이 일만 해도 굉장히 벅차”

입력 2017-08-27 15:40
수정 2017-08-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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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신상 얹어서 말씀드리고 싶지 않아” 즉답 피해“北, 시대흐름 따라가지 못하면 자멸할 수밖에 없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고위원 일부와 지역위원장 등 당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추 대표는 ‘플랫폼 정당’ 구상과 ‘신세대 평화론’으로 명명한 자신의 대북정책 기조를 밝혔다.

이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최근 발족한 정당발전위원회의 과제와 당정청 소통 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추 대표는 서울시장 도전과 관련, “21세기 신개념 정당을 구축하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 일만 해도 굉장히 벅차다”면서 “제 개인 신상을 얹어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신세대 평화론’과 관련해선, “아무리 핵과 미사일로 중무장한다 해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스스로 자멸할 수밖에 없다”며 “신세대로서 사고의 유연성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되는 김정은에게 우선 충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하늘색 재킷 차림의 추 대표는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행사에 임했다.

청와대 한병도 정무비서관과 배재정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회견에 참석,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 대표에게 보낸 화분을 전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기자회견과 오찬 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

-- 당 대표 1년 동안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은.

▲ 국회에서 탄핵 가결을 앞둔 순간이었다. 여러 의원들과 표 전망을 했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우울한 전망 때문에 바른정당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게 됐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헌법의 원리대로, (법률) 전문가로서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생각하고, 행상책임(법을 대하는 그릇된 태도에 대한 책임)을 선제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그것이 마치 밖에는 형사책임 면제로 잘못 알려져서 며칠 동안 언론과 국민에게 많은 오해도 받았지만, 그 행상책임이 헌법재판에서도 상당히 선제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또 그렇게 결론이 나면서 오해를 풀게 됐다. 사실 그 오해를 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 당내에서 원내지도부와의 갈등설도 있었는데.

▲ 당 대표는 당을 대표하는 위치이고, 특히 지지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것을 정리해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자리다. 원내대표는 원내에서 전략을 짜고 협치를 받아내는, 현실적인 다면 과제를 해결하는 자리다. 그래서 역할이 다르다. 그때그때 취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아무런 갈등이 없다.

-- 정당발전위원회에선 플랫폼 정당을 만들기 위한 방안만 논의하나.

▲ 포괄적이다. 지방선거 룰이 명확하다고 하면 들여다볼 필요가 없는 것이고, 말로만 당원권 존중이라고 하면서 하나도 당원권 존중을 하지 않는다면 당헌당규와 관련된 의견을 내는거다. (그런데) 그걸 왜 공천권 회수 소동이라고 하나. 나는 그런 말을 언급한 적도 없고 그런 개념이 머릿속에도 없다.

-- 지방선거 후보 평가기준을 시도당위원장에 다 일임할 수 있나?

▲ 당헌당규상 평가위원회를 시도당에 각각 꾸리기로 돼 있다. 중앙당은 평가기준을 만들어주는데, 평가기준 자체가 다가 아니다. 십계명이 있다고 십계명을 지키는 것은 아니지 않나. 평가위를 형해화하지 않게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현재 당헌당규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다. 혁신위원회가 수정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실험되지 않은 것을 들고와서 일회독도 하지 않고 그냥 통과시켜줬던 거다. 그렇게 서둘러서 만든 것이 완벽하다곤 할 수 없지 않나. 선거 치르기 전에 지방선거기획단이나 당헌당규위에서 검토가 돼야 할 것이다. 공천권 회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당 대표가 아니라 법률가로서 봐도 정말 잘못된 것이다.

-- 청와대, 정부와의 소통 상황은.

▲ (일전에)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해, 디테일한 상의 없이 언론보도 직전에 당에 통지해줘서 “그것은 안 된다”라고 했다. 당이 여러 해 동안 자영업자 대책 등 고민한 것이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을 우선 어떻게 풀어나갈지 점검돼야 한다. 그래서 당을 빨리 투입해 회의를 하게 해달라고 했다.

-- 정부 측에서는 당이 각종 정책을 발표하면서 너무 주도권을 가져간다고 말하기도.

▲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할 때도 목소리를 안냈다. 4대강 사업을 할 때 했어야 한다,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잘못된 정책을 할 땐 가만히 있고, 해야 할 정책 이야기를 할 때 국회가 주도권을 가져갔다고 하나.

-- 임기 중 대표 주도의 정계개편은 없을 거라고 확정해 말한 이유는.

▲ 원내에서 주제 하나하나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작은 협치는 속좁은 협치다. 건건이 끌려다니는 협치가 아니라 국민을 향한 협치를 말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지난 총선에서 이뤄진 다당제 구조에서 인위적인 ‘의원 빼 오기’를 하는 파괴적인 정치는 하지 않겠다. 국민을 향한 협치를 해달라는 호소를 드리는 거다.

-- 4당 체제가 정비되면 야당 대표들을 만날 계획은.

▲ 이미 제안했다. 날짜도 나왔다. 각 당을 따로따로 만나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전대 결과에 따라) 제안을 하면 되고 나머지 당은 날짜를 제안해서, (만날) 날짜가 다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요청하시는 날짜에 맞추겠다고 했다. 지난 8·15 기념행사에서 “한 번 모실게요”라고 했다.

-- 신세대 평화론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은.

▲ 20세기 중반에 형성된 이른바 ‘힘의 정치’에 맞서는 공포의 균형으로는 더 이상 북한 사회도 미래가 없다는 것을 좀 설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핵과 미사일로 중무장한 거인의 나라 소련도 핵과 미사일을 다 갖고도 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훨씬 못 미치는 북한, 작은 나라가 아무리 핵과 미사일로 중무장한다고 해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스스로 자멸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의 모든 세계의 나라가 서로 촘촘히 얽혀 정보를 공유하고 국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시대에서 신세대로서 사고의 유연성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되는 김정은에게 우선 충고를 하는거다. 새 시대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으면 민족의 미래는 없다.

--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 21세기 신개념 정당을 구축하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 일만 해도 전 굉장히 벅차다. 내년 지방선거는 그냥 있는 지방선거가 아니고, 반드시 이겨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을 닦는 에너지는 모으는 선거다. 또 헌법개정안도 결부돼 있다. 나라의 미래와 명운이 걸린 그 막중한 일을 지휘해야 하는 책임만 해도 지금 숨이 가쁘다. 그것에 제 개인신상을 얹어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진 않다.

--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 인사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그 인사가 무슨 국무위원 정도여서 당에 영향력을 미치면 모를까 그건 청와대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당에서 파견한 인사라면 소환하거나 하면 되지만 나에게 그런 인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청와대 식구 중 한 명이니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하면 되지 그것까지 당 대표가 거론할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이야기할 레벨이 있는 것이다. 내 수준에서.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무기력하다”라고 했는데.

▲ 옆집에서 우장창창 깨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옆집 가정사를 들여다볼 수도 없고 내가 무력하다고 해서 뭐하겠나. 하여튼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있는 것이 아니겠나. 인사권자가 참고해서 알아서 하실 거다. 언젠가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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