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입법 미비로 혼란 공감대…통상임금 법제화 추진
법원이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자 국회에서는 통상임금의 정확한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입법적 미비로 산업 현장에 혼란이 증폭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노동자의 권익 향상에 방점을 찍었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번 판결로 기업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해 대조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판결과 관련해 “수십 년 동안 기업의 임금 구조가 낮은 기본급, 높은 상여금, 복잡한 수당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그것이 이번에 바로잡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이번 판결이 추가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의 지렛대가 되도록 노사정이 노력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논란이 입법 미비에서 시작된 만큼 근거법에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상임금은 기업주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가능하면 지출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임금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국민의당은 입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 판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요인이 발생했다”며 “대기업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와 상생해야 한다는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위 간사인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상임금이 법제화되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 용어만 나오고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법이 운영됐다”며 “그러다 보니 법원마다 판결을 달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이 의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국당도 조기 법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역시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 115건이 진행 중이지만 국회가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논란을 법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가 선제적으로 나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노동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번 통상임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사회적 대타협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업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법률을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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