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의총서 “추미애 대표 3년 더 해야” 발언도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사태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날 선 신경전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국민의당은 아예 민주당 ‘투 톱’인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불응 시 여권 입장에서 ‘발등의 불’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상정 자체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까지 내놨다.
국민의당은 1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후보자 인준 표결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비공개 의총에선 김 후보자 문제를 놓고는 찬반양론이 쏟아졌지만,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선 비판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의원들은 아예 “추미애 물러나라”는 규탄 발언을 했고, 일부는 “추 대표가 계속 막말을 하면 민주당에 손해다”, “추 대표가 앞으로 3년은 더 대표를 해야 한다”는 등의 조롱성 발언까지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입에 담으면 안 되는 부적절한 언사를 동원해 국민의당을 비난하는 행태를 보며 민주당과는 어떤 절차적 논의, 김명수 인사청문안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 협의를 논의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적폐연대’, ‘땡깡’ 이 두 표현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분명하게 사과하지 않는 한 어떤 절차적 협의도 없다”며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9월 25일 이전에 일정을 끝내야 한다는 요구에 매이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일단 대응을 자제했다.
사과 대상으로 지목된 지도부는 아예 입을 닫았다.
추 대표는 대정부 질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사과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물어보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우 원내대표 역시 헛웃음과 함께 “생각 좀 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원내 관계자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사과를 요구할 수 있지만, 국정을 볼모로 삼아 전제조건을 다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되기만 한다”며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추 대표 측은 “총의가 아니라 원내대변인이 백브리핑으로 한 이야기에 진지하게 대응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당 대표의 사과를 의례적으로 요구할 수는 있지만, 의사일정과 연계시키거나 하는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발표해야지…”라며 “일일이 대응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관계가 더 험악해지면 우회적 유감 표명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럴 때는 아니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앞서 지난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막판에 국민의당의 ‘문준용 제보 조작 의혹’사건과 관련한 추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이 논란을 빚으면서 국회가 공전하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을 찾아가 ‘대리 사과’를 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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