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던진 전당원투표제는…통합갈등 해소 출구될까

안철수가 던진 전당원투표제는…통합갈등 해소 출구될까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0 12:41
수정 2017-12-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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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의원 아닌 당원민심은 통합 찬성 우세 판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 실시를 천명한 것은 통합 의결기구인 전당대회로는 통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통합을 하려면 최고위원회·당무위원회를 거쳐 전당대회에서 합당 안건을 의결해야 한다. 이날 안 대표가 실시하겠다고 밝힌 전당원투표는 당헌당규에 규정돼있지 않은 일종의 여론조사다.

안 대표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통합 반대파의 저항에 부딪혀 전당대회 성사 여부도 요원할 뿐 아니라, 우여곡절 끝에 전당대회를 열더라도 극에 달한 갈등으로 전당대회가 폭력 등으로 얼룩질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심한 갈등 속에 전당대회에서 통합의결에 성공하더라도 안 대표에게 돌아오는 것은 극한 대결 끝의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당대회를 개최하더라도 준비까지 최소한 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내달 중순에야 전대 개최가 가능하다.

하루라도 빨리 통합 논의를 매듭짓고 싶어 하는 안 대표로서는 전당원투표를 통해 통합의 동력을 얻어 전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가 이날 자신 있게 전당원투표 카드를 던진 것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안 대표는 최근 “호남 이외의 지역의 경우 통합찬성 당원들이 90%”라고 말한 바 있다.

안 대표 측은 그동안 수차례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지지율이 상승하고, 통합찬성 여론이 높다는 취지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당내 의원들은 통합찬성과 반대, 유보 내지 중립 의견이 혼재돼 있지만 당장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 가운데서는 통합찬성 여론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대로 통합 반대파들은 전당원투표를 실시하면 찬성여론이 높게 나올 것을 예상해 그동안 전당원투표제 실시 대신 의원총회를 열어서 통합 여부를 결정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원내 표 분포상 반대파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안 대표의 주장대로 전당원투표가 실시되고 실제로 ‘찬성 우세’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통합까지의 과정이 순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전히 뜻을 접지 않은 통합 반대파들과의 극한 대립으로 전당대회가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폭력 전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중립파 의원들이 안 대표가 전당원투표 카드를 이미 던진 만큼 투표 결과에 승복하자고 설득하는 등 통합찬성·반대파 간의 중재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어렵사리 통합 결의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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