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할 법안 쌓였는데’…여야, 법사위서 방중·UAE의혹 공방

‘처리할 법안 쌓였는데’…여야, 법사위서 방중·UAE의혹 공방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0 16:38
수정 2017-12-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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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UAE의 수교단절 주장에 특사 급파” vs 與 “다 짐작으로 하는 주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0일 산적한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뒤늦게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최근 불거진 외교 현안 논란을 놓고 여야가 거친 공방을 벌이는 바람에 초반 한때 공전했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들을 제때 처리하지 않고 장기간 잡아두는 바람에 ‘상원 놀음’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이느라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

먼저 공세를 편 쪽은 야당이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임 실장 특사 파견은 소위 이 정부 들어서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전전(前前) 대통령의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 내용 중 일부(정보)가 UAE 왕세제의 귀에 들어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UAE 측에서) 수교 단절을 주장하자 급기야 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했다는 것은 국민이 다 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제가 아는 한도 안에서는 사실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강 장관에게 우리 정부와 UAE 간 외교관계에 문제가 있는지를 캐물었다.

강 장관이 ‘없다’고 답하자, 오 의원은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정부 말기에 UAE와 문제가 생겨 소원해진 관계를 정상으로 돌리고자 임 실장이 갔다’고 발표했는데 그럼 청와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에 커다란 생채기를 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중 성과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어떻게 압박해서 대화의 장으로 끌고 나올 것이냐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면서 “절차와 의전뿐만 아니라 성과도 없는, 정말 가지 말았어야 할 방문이었다”고 혹평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박범계 의원은 “과연 20대 국회의 법사위가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리돌림하는 것이냐, 검사가 심문하는 것이냐. 과하다고 생각 안 하느냐, 그럴 자격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응천 의원도 “(야당이) 처음에는 임 실장이 북한 특사를 만나러 UAE에 간다고 했다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를 캐러 간다고 했었다”며 “사유가 자꾸 바뀐다. 전부 다 짐작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금태섭 의원 역시 “(법사위는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들의) 자구를 수정해주고 체계만 보면 된다. 그렇게 처리할 법안들이 백몇십 건이 쌓인 상태”라며 “국회 전체에서 법사위가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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