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난항 예고…개헌·사법개혁도 가시밭길

2월 임시국회 난항 예고…개헌·사법개혁도 가시밭길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1 13:13
수정 2018-01-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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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법안 놓고 대립…MB 특활비 수수 의혹에 대치전선 형성

2월 임시국회를 열흘가량 앞두고 벌써부터 입법 정국에서의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첨예한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겨냥한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로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2월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야 간에 냉랭한 대치 전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개헌과 사법개혁과 관련해서도 각각 특위가 가동되고 있으나 개헌의 시기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놓고 여야 간 입장차가 커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30일을 시작으로 한 달간 임시국회를 연다.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다음 달 20일과 28일로 잡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을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법,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등 민생 법안처리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야가 합의한 대로 물관리 일원화법과 5·18 특별법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을 핵심 법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당은 국회 선진화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국회법과 방송법 개정,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추진, 규제프리존법, 서비스발전법 등 민생·개혁·혁신성장을 위한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각 당이 저마다 중점 법안을 추리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만큼 상임위별 논의나 여야 지도부 간의 협상에서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야당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규제프리존법은 민주당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야당이 내놓은 기존의 규제프리존법안에 대해 독소조항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면서 ‘4대 패키지법’(산업융합촉진·금융혁신지원·ICT융합특별·지역혁신성장특별법)으로 정비한 대안 입법을 준비 중이다.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이견에 더해 이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을 놓고 여야가 연일 날 선 신경전을 벌이는 점도 2월 임시국회의 지형을 뒤흔들 변수로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난 17일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한다’고 대응하면서 전 정권과 현 정권 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일단은 양측 모두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신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일 서로를 향해 격앙된 비판을 쏟아내면서 대리전에 나서는 모양새여서 벌써부터 2월 임시국회가 ‘빈손 국회’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 두기에 나설 수도 있어 2월 국회가 여야 간 극한 대립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MB 문제를 ‘이 전 대통령의 몫’이라며 일정 정도 선 긋기에 나서면서 원내 문제와는 별개로 다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의 주요 화두인 개헌 문제는 여야 간 입장차로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기한이 연장된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는 15일 첫 회의부터 개헌 시기와 정부형태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히며 향후 논의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국민과 약속한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가 한국당의 노골적인 반대로 가로막혀 있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국당은 이에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는 정략적이고 ‘졸속 개헌’으로 흐를 수 있다며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큰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하나로 묶어 ‘패키지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어 여야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권력기관 개혁을 다루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 발표에 대한 한국당의 강한 반발로 출범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사개특위는 앞서 지난 12일 위원장과 각 당 간사 선임을 한 이후 1주일 넘게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첫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다가 다음 주에 일정 논의를 위한 간사 회동을 하기로 했다.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다음 주 수요일(24일) 오후에 여야 3당 간사들이 모여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 박범계 간사가 ‘기존 법안이나 청와대 발표에 얽매여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논의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발언의 진정성을 먼저 확인한 뒤에 일정 합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장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청 현안보고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선행돼야 의사일정을 합의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진정성에 회의를 느끼면 일정 논의에 안 들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 등 쟁점을 놓고 여야의 이견을 좁히는 게 사개특위가 풀어야 할 과제다.

민주당은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해선 공수처 설치 등 쟁점 사안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이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을 이미 발의한 가운데 한국당은 사개특위에서 공수처 찬반 논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보다 권력으로부터 인사권 독립을 골자로 한 검찰 민주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사개특위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공수처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야당 추천 인사가 처장을 맡아야 하는 등 독립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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