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4월 중순 유력 분석…남북 정상, 남북관계 개선 속도전 의지북미회담 결과 미진하면 늦춰질 수도…문대통령, 중재역 집중 모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12.10.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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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오는 27∼28일과 베트남으로 각각 밝혀 다음 수순인 김 위원장의 답방도 연이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애초 지난 연말로 예상됐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해 올해로 넘겨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에 대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면 김 위원장의 답방도 더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며 ‘선(先) 북미정상회담, 후(後) 답방’을 공식화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작년 말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답방 무산을 아쉬워하며 향후 상황을 보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남북 정상의 이런 견해와 뜻이 확인된 가운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스케줄이 확정된 만큼 김 위원장의 답방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기대 섞인 평가가 나온다.
일단 답방이 성사된다 해도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될 거라는 가정 아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하면 그 시기는 3월 중순∼4월 중순이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남북 정상 공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 조치를 다루는 조기 답방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그보다 앞서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 100주년인 3·1절에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북미정상회담과 답방 문제까지 함께 준비하기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 방문이 분단 이래 처음이기에 무엇보다 경호 문제 등을 논의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작년 김 위원장의 답방을 염두에 두면서 최소 열흘이면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비롯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하는 한다는 청와대 일각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아주 이른 시기 내 답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1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4월 27일 개최)의 상징성을 감안한 ‘4·27 답방’이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 여정의 속도와 방향 모두 연동돼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여전히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로 큰 역사적 의미를 갖지만 두 정상의 만남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세부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북미 정상 간 담판 결과물은 답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북미 담판의 핵심 요소로 등장한 대북제재 해제 수준이 남북관계 개선조치와 직결된다는 점은 답방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날 평양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의 실무협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물론 김 위원장의 답방 향배를 점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두 실무협상 대표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등과 그에 대한 제재완화를 축으로 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조율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원포인트’ 제재해제 여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앞서 ‘합동군사연습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못 박으면서 1년간 중단되다시피 해온 한미군사합동훈련 재개 여부에 대한 한미 간 논의 또한 답방 시기를 결정지을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도 엄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큰 걸음을 내디디고 김 위원장 답방을 통한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담보하기 위해 북미 간 중재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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