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일 만에 처음 마주 앉는 尹·李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늦게 野대표 만나집무실서 회담… 공동합의문은 불투명
차담 형식엔 “식사보다 결과가 중요”
대통령실 정무수석실과 의전비서관실은 28일 회담 준비로 분주했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의전은 전례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비서실장 혹은 정무수석이 현관에서 이 대표를 맞고, 회담장에서 대통령이 환영하는 방식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담을 위해 한 테이블에 앉기까지 걸린 시간은 720일로 역대 가장 길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이틀 만에 제1야당 대표와 회담을 진행해 역대 대통령 중 기간이 제일 짧았고, 윤 대통령을 제외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338일)이 가장 오래 걸렸다.
이번 회담은 정무수석 교체 및 의제와 관련한 양측의 신경전으로 인해 실무 협상도 순탄치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통화로 “다음주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언급했던 주가 지나고 10일 만에 만나게 됐다. 가장 최근 회담 사례인 2018년 4월 문 전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 하루 만에 만난 것과 대조적이다.
차담 일정은 1시간이지만 양측은 대화의 분위기 등에 따라 만남이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역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은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 진행됐다.
식사를 주로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회담이 차담인 것에 관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맡았던 전병헌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치는 밥을 먹는 게 절반인데 첫 번째 만남에 차담 1시간은 합의할 수 있는 의제가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바른미래당과의 회담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과거 오찬과 만찬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형편상 그렇게 된 것 아닌가 싶다”면서 “차만 마시고 식사를 못 한다고 (결과를) 속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회담 하루 전까지 결과를 공동 합의문으로 작성하는 것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 측은 합의문에 대해 들은 내용이 없고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은 뒤 윤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는 반면, 대통령실은 작성 가능성을 열어 뒀다.
2024-04-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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