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업무 분담 의미·전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차 정부 조직 개편안은 효율성을 제1원칙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유사 업무를 통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각 부처를 기능적으로 재분류함으로써 박 당선인의 주요 국정 과제별 ‘컨트롤 타워’를 마련했다는 얘기다.진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정부조직 세부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진 부위원장,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회 간사, 옥동석·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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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한 지붕 아래에서 복수 차관 체제로 부활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속 인력만 1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새 정부에서 부처별 인력 규모만 놓고 보면 1~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공룡 부처’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운용의 묘’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원들의 출신 성분이 다양한 만큼 인사 관리와 조직 운용 측면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미래창조과학부는 그 자체로 과학기술 분야 컨트롤 타워가 된 셈이다.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싱크 탱크’이자 ‘액션 탱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적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부처 간에 서로 칸막이로 막히면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컨트롤 타워가 확실하게 책임지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한 언급과 일맥상통한다.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국무총리실 직속 처로 승격하면서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 등에 분산돼 있던 식품안전 관련 업무를 일원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행정부와 함께 박 당선인이 척결을 강조한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파괴, 학교폭력, 불량식품) 문제를 다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처 승격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자칫 관련 업계에 군림할 수 있다는 부정적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컨트롤 타워급 조직은 경제부총리(경제 분야), 청와대 국가안보실(외교·안보 분야), 총리실 사회보장위원회(복지 분야) 등과 더불어 박 당선인의 국정 어젠다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발표된 세부 내용을 반영, 28~29일에 정부조직법 관련 법률 개정안을 만들어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행안부는 부처별 직제를 개정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한다.
부처종합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3-01-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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