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약탈로 450억 피해… “리비아 정부와 보상 협의”
리비아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가 현지 주민들의 습격을 받아 수백억원대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23일 건설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15일 리비아에 진출한 우리 건설업체 3~4곳의 공사현장에 현지 주민들이 난입해 45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한곳은 여전히 리비아 주민 100여명에 의해 점거 중이다.
피해건설사에 따르면 주민들 수백명이 2차례에 걸쳐 몰려와 현장의 건설 기자재들을 약탈하고 차량과 자재창고에 불을 질렀다. 또 직원 숙소에 난입해 현금과 노트북, 카메라 등도 훔쳐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1명이 현지 주민에게 맞아 얼굴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었다. 한국인 직원 80여명과 제3국 노동자 1700여명은 현장에서 100m쯤 떨어진 다른 숙소에 피신해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카다피 원수가 “리비아에서 건축되는 주택은 리비아 국민의 것이며 당신이 들어가 살 권리가 있다.”고 발언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그러나 한국 건설업체를 표적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비아 정부에서 현지 피해에 대해 보상을 해 주겠다는 방침이어서 보상 규모와 시기에 대해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피해 건설사는 원건설과 ㈜신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원건설은 리비아 토브루크에서 1조원 규모의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1-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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