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여러개 굴착”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기지를 거의 완공한 데 이어 핵실험장에서도 여러 개의 갱도를 추가로 굴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군은 북한의 이런 동향에 대해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이 같은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등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0일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풍계리에서 여러 개의 지하 갱도를 추가로 뚫는 것을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했다”며 “추가로 갱도를 여러 개 굴착하는 것은 핵실험의 가용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하 갱도는 ‘ㄴ’자 모양으로 추정되며, 핵실험에 필요한 최적의 갱도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 개의 갱도를 뚫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겨울철에도 미국의 정찰위성에 노출될 정도로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 이동을 활발하게 진행해 의도적으로 위기감을 조성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정찰위성은 풍계리 일대에서 정찰 횟수를 늘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기지에 비해 3배 정도 규모인 동창리 기지에서는 건물 10층 높이(30~34m)의 발사타워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기지에서는 인공위성 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동창리 기지에서는 지난 2008년 5~6월 장거리 미사일용으로 추정되는 로켓의 엔진 성능실험을 한데 이어 최근에도 4~5차례 성능시험을 한 정황을 당국은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미는 당장 ICBM급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 징후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현대식 시설과 장비를 갖춘 대규모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이상 연내 발사 실험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정보당국은 북한이 일단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실시되는 3~4월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서라도 춘궁기를 잘 넘겨야 하는 북한 지도부로서는 이 시기 도발에 대한 역효과를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지난 11일 한반도평화연구원 주최 포럼에서”북한이 3대 후계세습 과정에서 국내정치적인 돌파구가 필요하거나 핵협상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1년 말∼2012년 초에 기술 정교화를 위한 플루토늄탄 실험이나 대외적 효과를 노린 우라늄탄 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고속으로 기동하는 공기부양정의 야간 기습 도발도 군은 상정하고 있다.
북한군의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이 있다. 황해도 고암포에는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이 기지에 배치되는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야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군은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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