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설득 위해 차근차근히 물밑 작업할 것”
정부 당국자는 11일 미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파문으로 촉발된 동해(East Sea) 표기 논란과 관련해 “동해표기는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차근차근히 물밑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영국 등 주요 해양국의 일본해 단독표기 관행을 단기간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비친 것이다.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적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시기에 국제적으로 일본해라는 표현이 통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식민시대의 유산이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해양국은 항해상 편의와 군사적 목적 등을 이유로 단일지명 원칙을 갖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컨센서스가 없는 한 기존 명칭 그대로 가는 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2000년에 조사했을 때는 주요 세계지도의 약 2.8%가 동해 병기를 했는데, 2009년도에는 동해 병기률이 28.1%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수로기구(IHO) 실무그룹 의장은 일본해를 단독표기하되 부록에 동해라는 표현을 넣자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우리가 거절한 상태”라면서 “(내년 IHO 총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가 성취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IHO에 일본해 단독표기 의견을 제출한 데 대해 “미국에는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가 지명을 정하면 국가적으로 그 명칭을 통용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한국의 입장을 선택하라고 하는 것도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우리가 이 사안을 크게 문제시하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노력을 물밑에서 계속해 나가며 여유 있게 대응하는 편이 오히려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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