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후] “한·미군, 北 급변사태 비상대응계획 오래전부터 세웠다”

[김정일 사망 이후] “한·미군, 北 급변사태 비상대응계획 오래전부터 세웠다”

입력 2011-12-22 00:00
수정 2011-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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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틸럴리 前주한미군사령관 인터뷰

“한국군과 미군은 북한 급변사태를 가정한 대비를 오래전부터 해 왔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존 틸럴리 전 주한 미군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 불안 가능성에 대해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의 존재를 밝히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 존재 여부에 대해 한·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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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999년 제23대 주한 미군사령관을 역임하고 퇴역한 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거주하고 있는 틸럴리 전 사령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군인 출신답게 추측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사실(팩트) 위주로만 간명하게 답했다.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

-최고 수뇌가 사망한 만큼 행정부의 작동기능이 변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급변사태 여부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지금 올바른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등 새 북한 지도부가 파워 과시를 위해 도발을 감행할까.

-우리는 김정은이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개입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입장을 밝힌 게 아직 없기 때문에 추가 도발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새 북한 지도부가 핵을 통제하고 있을까.

-김정일이 사망하긴 했지만 핵은 그동안 관리했던 사람이 여전히 관리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전에 얼마나 핵에 개입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통제가 잘 될지를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다.

→한·미군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준비가 돼 있나.

-한·미군은 그런 상황을 가정해 오래전부터 대비를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한·미군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비상대응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미는 세계 최강의 동맹이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지킬 것이다.

→한국 정부가 김정일 사망을 북한 당국의 발표 전에 미리 인지하지 못한 데 대해 정보력 부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북한은 폐쇄된 사회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정보기관도 북한 내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 주민, 심지어 평양 시민도 김정일 사망 사실을 모르지 않았나. 따라서 그렇게 비판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도 김정일 사망 정보를 미리 인지하지 못했을까.

-한·미는 같은 정보를 동시에 갖는다고 믿는다.

→지난 19일 북한 당국의 김정일 사망 발표 이후 북한군이 동해 쪽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북한 군부가 외부에 경고를 보낸 것이란 시각과 이미 계획됐던 훈련이었다는 시각이 엇갈리는데.

-계획된 훈련이었다고 본다.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충돌 시나리오도 제기되는데.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과 중국도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고 본다. 충돌보다는 화합할 것으로 믿는다. 미·중 등이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만든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보나.

-관건은 나이가 아니라 김정은이 얼마나 행정부에 깊숙이 개입했는지에 달렸다.

→북한 군부가 김정은에게 복종할까.

-복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한은 언제쯤 정상화될까.

-애도기간이 끝나고 내년 1월이면 정상을 찾을 것으로 본다. 다만 한·미는 경계를 늦추지 말고 감시태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북·미 대화는 언제쯤 재개될까.

-전망이 어렵다. 북한은 정상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화 재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1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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