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ADIZ 대처 KADIZ확대 결정할 듯…中반발·美반대 가능성 우려 관련국들에 이해ㆍ협조 구한뒤 이르면 금주중 발표 전망5일 바이든 美부통령 방한때 미ㆍ중ㆍ일 관계 해법 모색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올랐다.나라 안으로는 여당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단독처리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문제 등을 둘러싸고 국회가 파행하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 심사가 ‘올스톱’한 가운데 중국의 자국 방공식별구역(CADIZ) 일방 선포를 계기로 그러잖아도 불안정하던 동북아 안보지형이 요동치는 상황에 놓여서다.
박근혜 대통령
동북아 안보 위기를 불러온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추진, 이를 둘러싼 미ㆍ중간 갈등 그리고 중국의 CADIZ 일방선포에 따른 미·중간 동북아 패권경쟁, 한·일 관계의 갈등과 악화 등은 모두 우리의 국익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안보 변수들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집권후 내치 보다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얻어왔다. 실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라는 통일안보 구상을 전면에 내세워 집권 전후에 불거진 북핵위기와 개성공단 폐쇄 등의 과정에 대처하면서,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추진에 대해 미국이 지지를 표명하는 방법으로, 경제뿐아니라 군사적으로도 ‘굴기’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쪽 입장을 거드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듯한 입장을 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국빈방문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수차례 만남을 통해 과거 한국의 어느 정부보다 돈독한 우호관계를 형성됐다던 중국이 이어도를 포함한 CADIZ 일방선포를 통해 우리의 발등을 찍은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중국의 CADIZ 확대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한일 관계 등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든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몰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 즉 KADIZ 확대 방안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이 문제가 불거진 직후 “우리도 방공식별구역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1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KADIZ 확대 방안을 잠정 결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는 이어도는 물론 마라도와 홍도까지도 KADIZ에 포함하는 방안을 시야에 넣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우리 측 이해당사자를 설득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ADIZ 확대시 중국 측의 즉각 반발을 부를 수 있는데다 일각에서는 미국도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KADIZ 확대에는 부정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박 대통령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무튼 “정부가 그걸 (KADIZ 확대방안과 관련한) 한없이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청와대 한 관계자의 2일 언급대로 정부는 우리 입장을 관련국들에 조만간 설명한 뒤 이르면 금주 중 최종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적어도 중국처럼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는 발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달 29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시사한 것도 최근 동북아 갈등의 와중에 나온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과 호주, 베트남 등12개국이 참가한 이 협정은 환태평양 국가들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사실상 중국을 포위한 형국의 경제협정인 만큼 TPP 참여는 미·중 균형외교에 방점을 찍어온 박 대통령이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도 주목해야할 이벤트다. 상원의원 시절부터 외교안보통으로 이름을 알려온 바이든 부통령은 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5일 한국으로 건너와 7일까지 머물며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바이든 부통령이 일본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과 현안에 대한 면담을 한 뒤 박 대통령과 만나게 되는 만큼, 이 자리에서는 한ㆍ중ㆍ미ㆍ일이 얽히고설킨 동북아 안보 이슈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리가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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