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의 거래 숨길 요량인 듯
지난 10월 국제사회와의 합의로 화학무기를 전량 폐기하기로 한 시리아 정부가 북한과의 대량 무기 거래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화학무기 국제 사찰단에 포함된 한국 대표의 입국을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익명의 유엔 외교관 4명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지난달 25~30일 화학무기 예비 조사를 위해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하려던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소속 한국 대표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입국이 취소된 한국 대표는 전직 국방부 관료로 알려졌다. 유엔 외교관들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과거에 북한과 비밀리에 진행해온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가 한국의 화학무기 전문가에게 노출될 위험성 때문에 이 같은 조처를 내렸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 외교관은 OPCW 대표인 시그리드 카그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차장보가 최근 시리아의 비자 거부 조치를 한국 정부에 사적으로 통보했으며 “앞으로도 한국 대표는 비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전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유엔 화학무기금지협약이 국적에 따라 사찰단을 걸러내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를 제재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지만, 시리아의 우방인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 커 실제 제재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12-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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