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 출전”… 日에 유화 시그널

文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 출전”… 日에 유화 시그널

임일영 기자
입력 2019-09-26 02:04
수정 2019-09-2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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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장 만나 출전 추진 협조 구해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 화합” 기대감
‘보이콧’ 대일 보복카드로 사용 안 할 듯
日 요지부동… 정부 측 “긴 호흡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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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간디 탄생 150주년 행사서 ‘평화’ 의지
文, 간디 탄생 150주년 행사서 ‘평화’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서 열린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 행사에서 정상들과 함께 플라스마볼에 손을 대고 불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순으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문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
뉴욕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내년 도쿄올림픽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출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맞대응 수단으로 도쿄올림픽 보이콧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 가운데 문 대통령은 올림픽을 ‘맞불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도쿄올림픽을 남북 관계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바흐 위원장과 만나 이처럼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출전 추진 의사를 밝히고 협조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은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이 화합과 공동번영을 이끌어 가도록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 분위기가 2032년 남북 올림픽으로 이어져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평화로운 올림픽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올림픽이 정치화되지 않고 IOC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 때만이 가능하다”며 “한반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IOC의 사명”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올림픽 보이콧 문제는 민간·정치권 일각에서 나왔지만, 정부에서는 한 번도 검토 중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한일갈등 국면에서도 문화·스포츠 분야와 민간교류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강경대응을 멈추고 호흡 고르기에 들어가는 ‘시그널’을 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합리적 경제보복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대화에 나서도록 반전의 명분을 제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남북 공동출전 추진을 계기로 한일갈등이 당장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일본과 공식·비공식 접촉을 이어 가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당분간 긴 호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9-09-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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