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정책 없는 ‘우물안 후보들’

외교정책 없는 ‘우물안 후보들’

입력 2012-10-24 00:00
수정 2012-10-2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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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지도부 교체 등 급변… 朴·文·安, 비전 없이 정쟁

‘미국이 아시아 중시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면….’, ‘중국 지도부의 좌우 노선 투쟁이 심화된다면….’, ‘일본의 국수주의가 최악으로 치닫는다면….’

2013년,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외교 환경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2012년 대선판을 달구고 있는 유력 후보 3명에게서는 이 같은 질문과 고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찾아볼 수 없다.

보름 뒤 11월 초면 세계 군사·외교·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사실상 결정되고,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 시대’를 이끌어 갈 중국의 제5세대 지도부도 진통 끝에 선출되지만 후보들은 현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북핵 문제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표심 훑기에 도움이 될 만한 몇몇 대북 현안에 대해 한두 마디 내놓은 정도다. 그나마도 정책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조각 대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3일 “외교가 일방적으로 방향을 설정한 뒤 ‘나를 따르라’ 하기에는 대단히 복잡다단해 이제는 국민적 역량을 모으는 일이 중요해졌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방향 설정 과정에서부터 설명하고 국민적 동의를 구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런 게 전혀 없다. 다음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최근 영화 한 편으로 인해 중동에서 반미 시위가 격발되었듯이 안보나 통상 등 ‘전통적 외교영역’ 외에 사이버·기후변화·자원·환경·전염병·문화·체육등 각종 새로운 분야가 외교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자리도, 물가도 결국 외교 안에 들어 있을 수 있다. 유권자들이 이것에 눈을 돌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의 한 중국 소식통은 “미국·일본·러시아에 이어 중국이 외교 수장을 부총리급 또는 국가지도부급으로 격상시키려 하는 것은 그만큼 외교현실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후보들은 외교 현안들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2012-10-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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