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사퇴 압박에도 출마 의지 재확인

“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사퇴 압박에도 출마 의지 재확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4-03-17 15:48
수정 2024-03-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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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봉하마을 찾아 사과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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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보자 대회 참석한 양문석 후보
총선 후보자 대회 참석한 양문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전에 ‘실패한 불량품’ 등의 표현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썼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후보 사퇴 없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17일 재확인했다.

양 후보는 오는 1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후보자대회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후보직 사퇴 의사를 묻자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당원에게 양문석이 이대로 가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묻는) 전 당원 투표를 당이 결정해준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시절 한미FTA·이라크 파병·대연정·새만금 문제 등에 대한 분노가 감정 조절 없이 터져 나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양문석의 정치는 조금씩 진화한다는 부분에서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든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글이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깊게 사죄드린다”라고 거듭 말했다.

양 후보는 “손흥민의 축구가 진보하듯이 양문석의 정치도 진보하고 있다는 고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논란에 대해선 내일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칼럼니스트이자 시민활동가로서의 글쓰기와 정말 어려운 경남 지역 구도 속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많았다”면서 “공천장을 받은 이 순간 이후부터 제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행사 직후 양 후보에 대한 조치 요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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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후보와 대화하는 김부겸 선대위원장
양문석 후보와 대화하는 김부겸 선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는 전날 양 후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 후보의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양 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언급했던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일단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총선후보자대회에 앞서 양 후보를 따로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결단해달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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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양문석-박찬대-민형배
대화하는 양문석-박찬대-민형배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노무현 비하 ’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오른쪽 두번째)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박찬대 최고위원, 민형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이 대표는 전날 양 후보의 과거 칼럼이 논란이 되자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공천 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제 욕도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는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차이”라며 “이 나라 주권자인 국민을 폄훼하거나 소수자, 약자 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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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양문석 후보
생각에 잠긴 양문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양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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