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제재 임박… 北 어디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북 추가 금융 제재를 추진하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의 불법 해외 계좌 및 불법 금융 거래 차단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대북 ‘돈줄 죄기’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 관리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北 50년만의 폭우
50년 만에 쏟아진 폭우로 불어난 물에 고립된 북한 주민들이 군용 헬기로 구조되고 있는 모습이 29일 조선중앙TV에 보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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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소식통은 29일 “북한이 무기 밀매, 돈세탁 등을 통해 해외 계좌에 은닉한 자금이 통치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동결되거나 관련 기업·계좌주 등이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핵 6자회담이 진전되던 2005년 9월 미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가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계좌가 동결되자 이에 반발, 6자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였다. 2006년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1차 핵실험 등을 강행하며 ‘벼랑끝 전술’을 폈다. 그러나 BDA 문제 발생 후 북한과의 거래를 꺼리는 국가들이 늘어나자 북한은 2006년 말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 이어 6자회담에 나서 핵시설 불능화를 약속한 뒤 2007년 6월 BDA 동결 자금을 러시아를 통해 북한 계좌로 돌려받았다. 은행 한 곳의 돈줄을 죄자 북한이 파급 효과를 우려,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조만간 북한의 제재 대상 기업·개인을 지정한 뒤 이들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들에 거래 중단 등 제재를 권고하고, 이행이 미흡할 경우 이들과 미국 금융기관들의 거래 중단 권고까지 담은 행정명령을 제정, 이행할 경우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은행 한 곳에 국한됐던 BDA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과의 금융 거래 중단을 우려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모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제재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은 3차 핵실험 위협 등 ‘핵 카드’를 들고 미국과의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가 지난 21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0-07-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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