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주목받는 북·리비아 관계

새로 주목받는 북·리비아 관계

입력 2010-07-30 00:00
수정 2010-07-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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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당국의 국가정보원 직원 추방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리비아의 관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추방된 국정원 직원이 바로 리비아 현지의 북한관련 동향을 수집하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리비아와 북한간 교류와 협력의 폭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우리로서는 그만큼 ’정보수요‘도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리비아 현지에서 활동 중인 북한 근로자가 최소 200명을 넘어서고 있는데다 정치.경제를 포함한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의 관계에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북한과 리비아가 수교를 맺은 것은 1974년이다.’반미전선‘의 기치 아래 1982년 친선협조동맹조약,1984년 군사협력의정서,2002년 투자장려.보호 및 과학기술협력협정,2006년 인력진출 관련 양해각서 체결 등으로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북한은 매년 9월1일 리비아 혁명 기념일을 맞아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축전을 띄우고 있다.

 물론 2003년 12월 미국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한 이후 양국의 정치.외교적 협력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양국 교류.협력관계의 기본 틀은 유지되고 있다는게 외교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지난 6월초 북한 외무성의 중동.아프리카 담당인 김형준 부상이 리비아를 방문해 양자관계 현안을 협의한 것은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확인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북한 고위인사의 리비아 방문은 2006년 6월 이후 약 4년 만인 것으로 전해졌다.2008년 4월에는 리비아 대외연락국국제협조비서국대표단이 역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1월 리비아를 극비 방문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 당국자들은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양국의 이 같은 교류관계 속에서 현지의 북한 근로자가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부분 건설공사 관련 인력과 간호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외교소식통은 “현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으로서는 당연히 북한 근로자들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교가가 보다 주목하는 것은 북한과 리비아의 무기거래 커넥션이다.우리 정부는 국정원 직원이 한국의 대리비아 방산수출을 돕기 위해 무기목록 등 관련 군사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북한과 리비아간 무기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리비아와 북한 간 재래식 무기 거래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비아는 2003년 미국과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폐기에 전격 합의한 이후 재래식 전력증강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고,거래선으로 북한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국면에서 무기수출을 통한 현금확보가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이어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안함 사태로 한미가 대북제재의 고삐를 쥔 상황에서 북한이 제3국과의 무기거래를 통해 달러를 수혈하고 있다면 이는 당연히 우리 정보기관이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북한과 리비아는 국제사회로부터 과거 핵무기 개발과정에서의 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리비아가 과거 냉전시대의 ’비동맹‘ 관계에 기초해 우호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WMD 프로그램 폐기 이후 국제정치 행보의 변화와 한국과의 경제적 협력관계 확대 속에서 양국 관계가 전같지는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의 관계가 썩 좋은 것 같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최근 김형준 부상의 리비아 방문도 양국 간에 문제가 있어 방문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리비아가 남한과 북한 가운데 한곳을 택하라면 어디를 택하겠느냐”라며 “우리하고는 경제적 교류가 엄청나지만 북한하고는 뭐가 있겠느냐.무기거래도 AK-47 소총이나 미사일 정도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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