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訪北 “이기적 관광” vs “北 변화에 도움”

구글 회장 訪北 “이기적 관광” vs “北 변화에 도움”

입력 2013-01-09 00:00
수정 2013-01-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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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전문가들, 슈미트 회장 방북에 엇갈린 평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의 방북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9일 전했다.

우선 이번 방북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은 VOA와 인터뷰에서 슈미트 회장의 방북이 “이기적인 관광(egocentric tourism)”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리스 총장은 북한이 구글의 신흥시장이 될 수 없는데다가 북한에 대한 기술 이전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슈미트 회장이 왜 귀중한 시간을 구글 주주들의 이익과 관계없는 방북에 할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VOA에 “(슈미트 회장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에서 어떤 기회를 모색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특히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처드슨은 자기 이해관계에만 급급한 정치인으로, 이런 성향을 잘 아는 미국 정부는 그를 믿을만한 대북 창구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과거 방북 때마다 공명심을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는 “리처드슨이 2010년 12월 방북 때 자신의 북한 방문으로 전쟁이 억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걸 보면 스스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리처드슨 일행의 방북 목적이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석방에 국한된 것이라면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유화제스처를 쓰는 차원에서 리처드슨 일행에게 최소한 석방 약속이라도 해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슈미트 회장 일행의 방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제관계국장은 “미국 대표의 자격으로 북한 당국과 교섭하는 것뿐 아니라 개인 차원의 대북 접촉 역시 북한의 행보를 점치고 위험 지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특히 구글 회장의 방북은 경제와 생산공정의 컴퓨터수치제어(CNC)화를 강조한 김정은의 정책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매사추세츠공대의 존 박 연구원은 “투명성과 개방성을 앞세워 온 슈미트 회장의 방북은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사회 변화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며 “구글이 경제개선뿐 아니라 폐쇄성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은 북한에 시의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구글이 위성 영상지도 서비스를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확인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접근하는 시도는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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