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 방북으로 김정은 ‘미국문화에 익숙함’ 드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희망대로 직접 전화를 걸 것 같지는 않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타임은 5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한때 영화배우도 했던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이 미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전화를 걸 가능성이 적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타임은 또 “미 고위 관리들이 김정일을 직접 만나고 귀국한 로드먼에게 방북 뒷얘기를 듣고 싶다며 접촉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아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부는 4일 김정은이 로드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린 북한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이미 갖고 있고 그 채널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을 방문한 뒤 미 정부와 접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로드먼에 대해선 “아직 접촉한 바 없다”고 밝혔다고 타임은 소개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후보였을 때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좀 더 공격적인 외교를 펼치지 못한 것을 비판하면서 북한 지도자와 직접적인 외교적 만남을 갖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무기실험을 강행하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다자간 협상 노력도 지난 수년간 정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1기 내내 이른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구사했다. 북한이 먼저 핵 문제 등 쟁점 현안과 관련해 행동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미국이 먼저 협상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임은 은둔의 지도자 김정은의 마음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오바마 외교팀이 다음 행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예측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특히 “로드먼의 방북이 전혀 의미가 없었다는 주장이 과연 맞느냐”고 반문하면서 “물론 로드먼의 방북이 북한의 핵정책을 수정하게 하진 못하겠지만 젊은 김정은이 미 농구를 좋아하는 약점을 파악한 소득이 있었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물론 미 컬럼비아대 한국연구센터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김정은이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처럼 농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로드먼의 방북을 통해 김정은이 미국 문화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노출했을 수도 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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