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끈 쥔 ‘주먹’ 뒤로 ‘대화 카드’

美, 불끈 쥔 ‘주먹’ 뒤로 ‘대화 카드’

입력 2013-03-13 00:00
수정 201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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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닐런 안보보좌관 “北 나쁜 행동에 보상 없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뿐 아니라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본격적으로 대북 강경론이 제기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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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박살
초전박살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진행 중인 12일 경기 파주시의 한 접경지역에서 육군이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작전에 대비해 K55A1 자주포를 정렬하고 포사격을 준비하는 훈련(방열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핵무장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면서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불끈 쥔 주먹을 푸는 이들에겐 손을 내민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장황하게 역설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에 의심을 품는 사람이 있다면 버마(미얀마)를 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양곤을 방문한 것은 적대적 관계도 위대한 협력의 관계로 전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마는 이미 엄청난 부채를 탕감받았고 대규모 개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노선을 수정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진정한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 소식통은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대화의 여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전제되지 않은 대화가 결국은 실패로 끝난 숱한 경험들 때문에 ‘대화 우선’ 입장을 밝히지도 못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 사설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북핵 사태의 진정한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메넨데즈(민주) 상원 외교위원장도 11일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북한에 대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과 같은 정권을 다루는 데 쉬운 해답은 없지만…”이라고 인정했다. 메넨데즈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이고 무모한 행동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과 강한 압박이 필요한 때”라면서 “미국의 정책 대안은 반드시 북한의 심각한 위협을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3-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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