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동강변에 들어선 최신식 편의시설의 화장품 코너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 간판이 들어서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대동강변 주민종합편의시설 ‘해당화관’의 화장품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이라며 소개한 사진에 화장품 브랜드 간판 ‘라네즈’, ‘로레알’, ‘랑콤’ 등이 포착됐다.

커다랗게 영문으로 표시된 이들 화장 브랜드 가운데 라네즈는 국내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가 북한의 최신식 편의시설에 버젓이 간판을 내걸었다는 얘기다.

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당·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방문한 해당화관은 지하 1층, 지상 6층에 부지 면적이 1만㎡로, 식당, 상점, 목욕탕, 물놀이장, 운동실, 강의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 수출하는 물량은 없다”라며 “라네즈 브랜드 간판이 어떻게 북한 편의시설에 붙게 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라네즈는 국내에서만 생산된다. 따라서 북한에서 판매되는 라네즈 제품이 진짜라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찍혀 있을 수밖에 없다.

북한에서 국산 화장품은 여성과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남북 교역이 중단된 요즘은 중국을 거친 밀무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상점이 남한 브랜드를 공개적으로 걸고 판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해당화관에 라네즈가 들어간 것은 북한 당국의 실수 때문일 수도 있고 워낙 인기가 많으니 당국이 알고도 묵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