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입력 2013-05-14 00:00
수정 2013-05-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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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김격식 7개월 만에 해임…야전 출신 소장파 장정남 임명

북한이 75세의 노장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에서 해임하고 그 자리에 야전 출신인 50대의 소장파 장정남을 앉힌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젊은 새 인물을 기용해 군을 재정비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격 세대교체로 풀이된다.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이 단 7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임자 김격식의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승진 발탁이 아니라 경질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격식이 지난해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김 제1위원장은 젊고 충성심 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원했는데, 이를 충족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김격식에게 과도기 직책을 맡겼던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군부 내 마지막 70대였던 김격식이 물러나면서 군 수뇌부에는 70대 노장파가 사라지게 됐다. 현재 북한군 서열 1~3위는 최룡해(63) 군 총정치국장, 현영철(64) 총참모장, 장 부장 등 50~60대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 배경을 ‘젊고 강한 군’, ‘김정은의 군 장악력 강화’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세대교체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김정일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이영호·김영춘·김정각·우동측)이 전원 좌천되거나 종적을 감췄고 최근 1년 사이 전방 군단장 9명 중 6명이 교체됐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이를 “김정일이 구축한 후견그룹 내 권력 재편”이라고 해석했다. 군부 서열 1위 최룡해가 신군부세력을 제거해 가며 군부를 김 제1위원장의 사람으로 바꿔 나가는 과정이란 설명이다. 최룡해는 당 관료 출신으로 김 제1위원장이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포진시킨 인물이다.

이와 함께 군부를 야전군 중심의 실전에 강한 군대로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영철과 장정남은 각각 8군단장과 1군단장을 지낸 야전 지휘관 출신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1~4월 김 제1위원장의 군 시찰이 집중된 점에 미뤄 볼 때 이 기간 군 실태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지휘관을 중심으로 군을 다잡기 위한 발탁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많은 군 병력을 줄여야 경제도 살고 외화벌이도 늘릴 수 있다”며 “전략무기에 의지한 첨단군으로 개편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5-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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