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단체, 中 통관허가 못 받아 4WD 차량 못 보내”대북제재 강화로 국제민간단체 북한 지원활동 차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이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이유로 국제 민간단체가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보내려던 물품의 통관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지난 2007년부터 북한에서 우물파기 사업을 벌여온 미국 민간단체 ‘웰스프링’의 제임스 린튼 대표는 1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세관의 통관 허가를 못받아 사륜구동(4WD) 차량을 북한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린튼 대표는 북한 지하수개발연구소가 요청해 영국산 4WD 차량을 북한에 지원하려 했지만 중국 세관이 ‘군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차여서 북한으로 보낼 수 없다’며 통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 보내는 차량이 순수하게 인도주의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임을 중국 측에 강조하면서 통관을 위해 어떤 추가 서류나 절차가 필요한지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5월 초에 생산된 차가 3개월 동안 배에 실리지 못하고 영국 바닷가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린튼 대표는 중국 세관이 중국에서 생산된 중장비용 대형 트럭에 대해서도 전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통관 허가를 받는 즉시 새로운 시추기계를 장치한 트럭을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지난 2월부터 유엔의 대북제재를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우리 단체의 지원까지 이런 식으로 영향을 받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이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탄도미사일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차량이 중국에서 수입한 목재운반용 차량을 개조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한 은행이 북한과 교류해온 민간단체 대표의 계좌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등에 기반을 두고 북한과 교류하는 ‘조선 익스체인지’의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지난 14일 RFA에 “개인적 용도로 개설해 20여년 간 사용했던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의 계좌가 최근 사전 통보도 없이 갑자기 폐쇄됐다”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제가 더 이상 은행 계좌 보유를 위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바클레이스 측은 밝혔지만 그 자격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계좌 폐쇄가 평양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관료들을 위해 일하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며 자신이 하는 대북 교육 사업이 제재 대상이 아님에도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의 유력 은행인 중국은행(中國銀行)은 올해 5월7일 성명을 통해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계좌 폐쇄와 모든 금융 거래의 중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북한에 상주하며 인도적 지원 활동을 벌이는 국제기구와 국제구호단체들이 송금에 어려움을 겪어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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