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국민에 ‘거름 전투’ 독려...1인당 대소변 연간 2톤씩 할당
올해 농업생산 증대를 주요 목표로 설정한 북한 당국이 비료 확충을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거름 전투’에 나섰다. 강제로 벌이는 배설물 수집 캠페인인 ‘거름 전투’는 해마다 계속돼 왔으나 올해는 여느 때보다 강도가 훨씬 높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했다.초원의 간이 화장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도 삶을 생각하게 된다.
RFA는 “북한은 주민들에게 2t씩의 인분을 의무적으로 갖다바치라고 종용하고 있어 주민들은 짐승의 배설물은 물론이고 인분까지 닥치는 대로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에서 새해가 시작되면 첫 전투로 거름 생산을 하는데 올해에는 북한 당국이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정해 거름 생산 목표나 거름 반출 기간도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4월 중순까지 거름 생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당국의 무리한 의무 할당량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한 사람이 1년에 밥 먹고 물 마시며 배설하는 양이 2t이니 그걸 모았다가 농장에 바치라는 소리인데 배급도 안 주면서 뭘 먹은 게 있다고 거름을 자꾸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당국 사이에 실제 시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많은 주민들은 “2t을 제대로 먹여주고서나 그런 애기를 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다른 사람들이 인분을 도둑질해가지 못하도록 집집마다 자기 집 변소의 문을 다 걸어잠그며 인분 지키기에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한낱 우스개 소리 같기도 하지만 그만큼 거름 생산이 주민들에게 고역이고 북한당국에게 있어서는 절실한 문제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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