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록영화서 김경희 모습 삭제’흔적 지우기’
북한이 지난해 처형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의 모습을 기록영화에서 삭제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경희는 정치적으로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김경희.
그러나 이번에 재방송된 영상에는 이 장면이 빠지고 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화면으로 대체됐다.
북한이 과거에도 주요 간부를 숙청하고 각종 보도 매체에서 이들의 흔적을 지우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김경희에 대한 정치적 제거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록영화에서는 김경희뿐 아니라 장성택의 측근으로 최근 평양시 당 책임비서에서 해임된 것으로 확인된 문경덕이 나오는 장면도 삭제됐다.
북한은 그동안 최고권력자의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나 중대범죄로 처형된 고위인사는 기록영화나 각종 발행물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일성 주석의 둘째 부인이었던 김성애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이후에 각종 영상과 발행물에서 모습이 사라졌고 일부 책자에는 김성애의 사진을 없애고 그 자리를 흰색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김성애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과 김영일의 친모로 당시 김정일 의 최대 정적이었다.
북한은 1969년 김창봉 당시 민족보위상과 허봉학 총정치국장을 숙청하고 그들이 나온 이른바 ‘1호 사진’에 까만 먹칠을 한 뒤 재배포한 적이 있다. 2010년에는 화폐 개혁 실패로 숙청된 박남기 전 노동당 부장도 북한에서 공개되는 모든 사진과 영상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김경희는 향후 가택연금 등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고위층 출신의 한 탈북자는 “김경희가 김씨 가문의 적통이고 처형을 했을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해 퍼질 반감 등을 고려해 장성택처럼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대외활동을 못하게 하면서 사실상 가택연금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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