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빅 텐트’ 사전작업
민주당 의원·유승민과 연쇄회동… 탄핵 심판 후 정국·대응 등 논의김무성 “연대의 고리 역할 할 것”… 친문계 “金, 영입 1순위 아니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하자마자 여야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치권 내 비문(비문재인) 인사들의 연대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진영, 변재일, 김성수, 박용진, 최명길, 최운열 등 가깝게 지내는 민주당 의원들과 조찬 회동을 갖고 탄핵 심판 이후 정국과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후 첫 만남
김종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어 김 전 대표는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전격적으로 오찬 회동을 가졌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일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나라가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 장래, 미래를 위해 좋을 것인가 스스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이 “헌재 결정 후 태극기와 촛불로 국민이 갈려 당분간 어려울 것 같으니 역할을 해 달라”고 말하자 김 전 대표는 “자유스럽게 틀에 속박받지 않는 몸이 됐으니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10일엔 유 의원의 경선 경쟁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오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탈당을 공식화한 지난 7일에는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조찬 회동을 한 바 있다.
이런 행보는 10일 헌재의 탄핵 심판 이후 대선 구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 김 전 대표가 친문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세력을 규합해 이른바 ‘빅 텐트’를 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국회 여건으로 볼 때 누가 대통령이 된들 화합을 하기 위해 정치권이 어느 정도 연합하는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걸 할 수 있는 사전 작업을 해야 책임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김종인과 수차례 만나”
이에 화답하듯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은 김 전 대표와 함께 ‘개헌·비패권주의 연대’의 고리 역할을 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와 몇 번 만났고, 그런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가 되는 건 막아야겠다. 그렇게 하려면 누군가 마음을 비우고 세력을 연대하는 역할을 하는 게 대선에서 이기는 길”이라면서 “그 역할을 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친문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달가울리 없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바로 이분(김 전 대표)은 (민주당) 영입 1순위가 아니었다. 이분보다 먼저 제의받은 훌륭한 사회원로가 최소한 네 분 정도는 된다”며 김 전 대표를 폄훼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7-03-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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