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무슨 얘기 오갔나
한미정상 65분간 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리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서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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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앞둔 트럼프 한미공조에 초점”
11.5조 규모 미국산 LNG 추가수입 계약
현대차·美업체 자율주행차 법인 설립도
文 “경협은 한미동맹 더 든든하게 발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보수층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 동맹 균열론을 끊임없이 제기했으나 한미 정상이 직접 만나 일축한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회담 직후 “두 정상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은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했고 백악관도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 및 안보에 여전히 ‘린치핀’(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동북아 전략의 핵심인 한미일 삼각공조와 주한미군에 대한 위협을 초래한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한때 우려를 표명했던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철저하게 관리된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얘기가 아예 안 나온 맥락을 유의해 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한미 동맹 강화·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 의제가 테이블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약 11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수입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두 가지 모두 미국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동시에 경제적 실리를 최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와 맞물려 준비된 조치다. 미국산 LNG 수입을 통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자율주행차는 혁신성장의 핵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 모두가 한미 동맹을 더 든든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필수적인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득실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핵심축(린치핀)이란 표현이 등장하고 호혜적 동맹을 강조한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특히 지소미아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한 것은 잘한 것”이라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9-09-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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