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에 듣는다
“한국은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역대 최고란 평가를 받으며 개최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완벽하게 치를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은 다른 나라에 없는 소중한 교훈이다. 한국이 선진국과 신흥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지난 8월 부임한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는 한마디로 ‘한국통’이다. 지난 1975년 이등서기관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처음 근무한 이래 대사까지 무려 5번째다.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
→G20 서울회의에서 일본의 핵심 의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G20 회의를 처음 시작했던 2008년에는 금융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공통과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나라마다 경제회복 속도도 다르고 직면한 과제도 달라졌다. 일본도 현재 내수 침체 등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서울회의는 각국 협조를 통해 견고하고,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절상 등 환율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다.
-외환시장 불안은 일본 경제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경제실태를 반영하지 않는 환율조정은 굉장히 문제라고 본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담에서도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시스템’에 합의하지 않았나. 서울회의에서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나오길 희망한다. 일본도 이 틀에 맞춰 행동할 방침이다.
→일본은 지난 1985년 G5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엔화를 인위적으로 절상하도록 하는 ‘플라자합의’ 탓에 장기침체에 빠졌다. 중국이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 같다.
-플라자합의는 일본 경제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 금리는 낮아졌고 거품이 생겼다. 중국이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 다만, 경제라는 것은 서로 포용하고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무역의존도가 큰 일본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플라자합의 때문에)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시 상황을 볼 때 역시 미국과의 협조 없이는 일본 번영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은 1997년 아시아통화기금(AMF) 등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주도해 왔는데.
-일본은 오랫동안 동아시아공동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동아시아는 다양성이 크다. 여러가지 협력사업을 통해 이해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통화 스와프협정에서도 보듯 경제 분야에서 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일본도 어려워진다. 두 나라는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본은 한국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과 일본은 상호이해와 우호증진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서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일본한테 배우는 것도 많지만 일본도 마찬가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010-1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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